최근 대학가에서 가장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교육정책 가운데 하나가 바로 ‘서울대 10개 만들기’ 프로젝트입니다.
이재명 정부의 핵심 교육 공약으로 출발한 이 정책은 단순히 서울대와 비슷한 대학을 10개 만든다는 의미를 넘어, 수도권에 집중된 교육·연구 역량을 지방으로 분산시키고 지역 거점국립대를 세계적인 수준의 대학으로 육성하겠다는 국가균형발전 프로젝트입니다.
그런데 2026년 9월 1일 교육부가 첫 번째 집중 지원 대학을 발표하면서 예상 밖의 논란이 커지고 있습니다.
첫 주인공으로 선정된 대학은 부산대학교, 전남대학교, 충남대학교 가 선정되었는데요, 과연 서울대 10개 만들기는 어떤 정책이고, 왜 이 세 대학이 선정됐을까요?

‘서울대 10개 만들기’는 서울대를 제외한 전국의 9개 거점국립대를 집중 육성해 지역을 대표하는 연구중심대학으로 만들겠다는 구상에서 출발했습니다.
대상으로 거론돼 온 9개 거점국립대는 다음과 같습니다.
즉 서울대까지 포함하면 전국에 지역별로 경쟁력 있는 10개의 거점 대학을 만들겠다는 개념입니다.
다만 실제 정부 정책은 ‘서울대와 똑같은 대학을 9개 더 만든다’는 방식이라기보다 지역 전략산업과 대학의 교육·연구 역량을 결합해 지역 대표 대학을 육성하는 방향으로 구체화되고 있습니다. 교육부 역시 2026년 정책에서 지역 거점국립대를 지역 성장의 거점이자 산학연 협력 플랫폼으로 육성한다는 방향을 제시했습니다.
여기서 가장 궁금한 부분이 나옵니다.
‘서울대 10개 만들기’라면 9개 거점국립대를 모두 지원해야 하는 것 아닌가?
정부는 처음부터 모든 대학에 동일한 규모로 예산을 나누는 방식 대신 우선 3개 대학을 선정해 성공 모델을 만들고 이후 확대하는 방식을 택했습니다.
교육부는 2026년 3개 대학을 대상으로 성장엔진 분야와 AI를 중심으로 집중 투자한 뒤 성공 모델을 만들어 확산한다는 방향을 밝혔습니다.
그리고 2026년 9월 1일 드디어 첫 번째 3개 대학이 발표됐습니다.
부산대학교
전남대학교
충남대학교
이들 대학에는 올해 학교당 약 700억 원 규모의 패키지 지원이 시작되고, 2030년까지 5년간 집중 지원이 이어질 예정입니다. 여기에 거점국립대와 지역 대학이 연계하는 ‘5극3특 공유대학’ 사업까지 더해집니다.
부산대학교는 지역 산업과의 연계성이 강점으로 평가됐습니다.
부산대는 조선해양, 기계시스템, 항공우주 등 동남권의 주요 산업을 아우르는 혁신제조융합대학을 신설할 계획입니다.
또한 AI 분야를 강화하기 위해 국내 최대 규모의 AI대학을 만들고, 양산캠퍼스를 산업 AI 연구캠퍼스로 조성한다는 계획도 제시했습니다.
특히 LG전자·한화 등 기업과 계약학과를 신설하고, 지역 대학과의 공동 교육·연구를 추진한다는 점도 높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쉽게 말하면 부산대는 조선·해양 + 제조업 + 항공우주 + AI를 묶어 동남권 산업의 AI 전환을 이끄는 대학으로 키우겠다는 전략입니다.
전남대학교는 첨단반도체와 미래에너지를 핵심 분야로 내세웠습니다.
첨단융합대학을 신설하고 반도체와 에너지 분야의 교육 및 연구 역량을 집중적으로 강화할 예정입니다.
또한 기업 참여형 강좌를 확대하고 삼성, 한국전력 등과 공동연구를 확대하는 방안도 제시했습니다.
특히 광주·전남 지역의 산업 프로젝트와 연계해 대학이 지역 산업에 필요한 인재를 직접 공급하는 구조를 만들겠다는 것이 핵심입니다.
따라서 전남대의 키워드는 반도체 + 미래에너지 + AI + 산학협력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충남대학교는 다른 두 대학과 조금 다른 강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바로 대덕연구개발특구와 정부출연연구기관이 밀집한 대전의 지역적 특성입니다.
충남대는 이를 활용해 ‘넥서스(NEXUS) 과학기술대학’을 신설하고, KAIST와 공동 교육 및 연구를 활성화할 계획입니다.
즉,
충남대 + KAIST + 대덕연구개발특구 + 정부출연연구기관
이라는 연구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것입니다.
교육부는 이러한 지역적 연구 인프라와 중부권 산업 프로젝트와의 연계 가능성을 높게 평가했습니다.
교육부가 공개한 평가 방향을 보면 단순히 대학 순위만 보고 선정한 것은 아닙니다.
주요 평가 요소는
① 국토공간 대전환 프로젝트와의 정합성
② 지역 여건 및 준비도
③ 대학의 여건 및 준비도
④ 교육·연구 혁신 및 체질 개선
등이었습니다.
문제는 각 대학의 세부 평가 점수와 순위가 충분히 공개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특히 수백억 원 규모의 재정이 투입되는 사업인 만큼"왜 이 대학이 선정됐고, 왜 저 대학은 탈락했는가?"에 대한 설명이 충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입니다.
이 정책의 아이러니한 부분도 있습니다.
서울과 지방의 대학 격차를 줄이기 위해 시작한 정책인데, 특정 지방 대학에 막대한 재정을 집중하면 오히려 지방 대학 사이의 격차가 커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부산대·전남대·충남대가 대규모 정부 지원을 받아 연구시설과 교수진, 장학제도, 산학협력 등을 강화한다면 다른 지방 국립대와 사립대보다 경쟁력이 빠르게 높아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국회입법조사처가 진행한 관련 논의에서도 서울대 10개 만들기 정책을 둘러싸고 정책의 지속가능성, 지원의 형평성, 대학 간 격차, 지방 사립대에 미치는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습니다.
즉,
수도권 대학 vs 지방 대학
이라는 기존 구도가
집중지원 지방 대학 vs 나머지 지방 대학
이라는 새로운 구도로 바뀔 가능성도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정책의 취지는 상당히 명확합니다.
지방에서 좋은 대학을 만들고,
→ 좋은 학생이 지방에 남고
→ 우수한 연구자가 지방으로 이동하고
→ 기업이 지역에 투자하고
→ 일자리가 생기고
→ 다시 학생과 인재가 지역으로 모이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겠다는 것입니다.
현재 수도권 집중 현상을 고려하면 이런 정책적 접근 자체는 충분히 의미가 있습니다.
실제로 최근 수시 모의지원 분석에서는 일부 지방권 수험생들의 거주 지역 대학 선호도가 상승한 현상도 나타났습니다.
다만 대학에 돈을 투입한다고 해서 자동으로 세계적인 대학이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며 교수진 확보, 연구성과, 학생 교육, 기업과의 협력, 졸업생 취업, 지역 산업의 성장이 동시에 필요합니다.
이번에 선정된 곳은 9개 거점국립대 가운데 3곳입니다.
따라서 앞으로 중요한 것은 나머지 대학들이 어떻게 되는가입니다.
특히
경북대
강원대
경상국립대
전북대
제주대
충북대
가 어떤 방식으로 추가 지원을 받을지 관심이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이번 선정 과정에서 제기된 평가 기준의 투명성 문제와 지역 간 형평성 논란이 향후 정책의 신뢰도를 좌우할 가능성이 큽니다.
‘서울대 10개 만들기’라는 이름은 상당히 강렬합니다.
하지만 실제 정책의 핵심은 단순히 서울대와 비슷한 대학을 10개 만드는 것이 아닙니다.
지역에 세계적 수준의 교육·연구 거점을 만들고, 대학과 기업·연구소·지역산업을 연결하는 것에 더 가깝습니다.
첫 번째 주자로 부산대·전남대·충남대가 선정된 만큼 이제부터는 실제 성과가 중요합니다.
과연 이 대학들이 5년 뒤 지역 산업을 이끌 만한 연구중심대학으로 성장할 수 있을까요?
또 경북대를 비롯한 나머지 거점국립대에는 어떤 지원책이 마련될까요?
무엇보다 지역균형발전을 목표로 시작한 정책이 또 다른 지역 대학 간 격차를 만들어내지는 않을지 지켜볼 필요가 있습니다.
2026년 현재 ‘서울대 10개 만들기’는 이제 공약을 넘어 실제 대학 정책으로 첫발을 내디딘 단계입니다.
앞으로 대학 서열과 지역 대학의 판도가 어떻게 바뀔지 관심 있게 지켜볼 만한 정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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